1. 우선, 안효상은 어떤 사람인가.
   
   
   
   • 1978년 12월 서울 출생. 2010 4월 현재 만31세, 한국나이 33세.
     
   • 성실한 성격으로 국내 공립 초·중학교 과정에서 우수한 성적 유지.
     
   • 고등학교 입학 직후 우울증 발병으로 성적 하락.
     
   • 1997년 고등학교 겨우 졸업 후 1년 요양.
     
   • 1998년 경영대학 입학. 아버지 실직.
     
   • 1999년 우울증 악화로 학업 중단, 칩거.
     
   • 2000~2003년 아버지의 연이은 사업 실패와 사기 피해로 재산 손실.
     
   • 2004년 결핵 발병.
     
   • 2005년 크론병 확진. 우울증 악화.
     
   • 2007년 오랜 치료 끝에 우울증, 대인공포증 호전,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됨.
     
   • 2008년 수학능력시험 응시.
     
   • 2009년 서울의 하위권 대학 컴퓨터과학과 입학.
     
   • 2009년 1학기 전과목 A+.
     
   • 2009년 2학기 전과목 A+.
     
   • 2010년 정원 300여 명의 학과 전체 수석 1인에게만 제공되는 전액 장학금 2학기 연속 수령.
     
   • 2010년 3학기째 등록해 다니는 중, 월 100만원 정도 버시던 아버지 만 69세에 실직.
   
   제 처지로 여러분의 동정심을 자극하여 구걸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TV를 틀거나 지하철만 타 봐도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 이 시대에 이 정도로는 동정할만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집이 가난한 것도 아니에요. 지금도 자가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빚이 있긴 하지만 요즘 빚 없는 집이 오히려 드문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제 현재 전공과 성적을 봐 주십시오. 스스로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병마를 이겨내고 참 잘 하고 있지 않나요? 나이에 따른 차별이 있겠지만 이대로 열심히 잘 하다 보면 졸업할 때쯤 작은 회사에라도 취직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2. 그럼 제 시스템 사양을 보시겠습니다.
   OS Microsoft Windows XP Professional Service Pack 3
   CPU AMD Duron XP, 1000 MHz (10 x 100)
   Motherboard ASRock K7S8X v3 (5 PCI, 1 AGP, 3 DDR DIMM, Audio, LAN)
   DIMM1: Samsung M3 68L3223ETN-CB3 256 MB PC2700 DDR SDRAM
   DIMM2: Hyundai HYMD264 726B8J-J 512 MB PC2700 ECC DDR SDRAM
   DIMM3: Samsung M3 68L3223ETN-CB3 256 MB PC2700 DDR SDRAM
   Monitor erae SlimArt ELM-150BS 2003. 03.
   Video Adapter ATI Radeon 9000 (RV250, AGP 4x, 64 MB)
   Disk Drive ST380021A (80 GB, 7200 RPM, Ultra-ATA/100)
   Audio Adapter Creative SB Live! Sound Card
   
   처음 시스템을 조립한 것은 아마 2000~2002년 사이인 것 같고요, 2004년 중고 메인보드 업그레이드(3만원), 같은 해 매형이 처분을 맡긴 시스템에서 사운드카드, 2007년 아버지가 다니시던 회사에서 가져오신 시스템에서 램과 모니터(저의 첫 LCD 모니터)를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어떤 분들께는 참 쓸모없는 사양으로도 보이겠지만 웬만한 작업은 잘 하고 있습니다. 램도 1GB고, 특히 QAOS에서 많은 팁과 강좌를 구독한 덕분에 잘 돌아갑니다.
   
   
   
   • Opera + 광고 필터링으로 웹 뉴스 보기.
     
   • IE8.0 + WebMa 로 인터넷 뱅킹, 수강신청.
     
   • 과제나 보고서 작성,인쇄.
     
   • MS Visual Studio 6.0 으로 C, C++, MFC 실습 과제 하기.
     
   • XviD 코딩된 무한도전 보기.
     
   • KMP + CyberLink 디코더 등 설치로 1080i MPEG2 김연아 경기 보기.
   
   그럼 저 시스템에서 돌리기 곤란하거나 안 돌아가는 것은?
   
   
   
   • Windows 7, Vista
     
   • VMWare
     
   • YouTube HD 영상
     
   • CoreAVC 써도 800*600 넘어가는 AVC(H.264) 동영상 등은 밀립니다.
     
   • SATA 콘트롤러 없음.
   
   
3. 오늘 아침, 자료구조 교재 연습문제 페이지들을 300dpi로 스캔한 파일을 가지고 GIMP 2.6에서 rotate 및 먼지 제거 작업을 하다가, 사진 한 장 PNG 압축에 20여 초가 걸리는 것은 너무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저는 검소한 삶의 자세를 따르는 편이지만 이것은 혹시 너무 지나쳐서 소탐대실의 미련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며칠 전 구청의 컴퓨터 교실 초급반 수료증을 자랑하시는 모습도 마침 보았으니 이제 컴퓨터를 하나 더 마련해서 아버지 쓰실 것까지 집에 컴퓨터가 두 대 있어도 누가 크게 욕하지는 않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오랜만에 danawa 장터를 보니 제 시스템보다 몇 배 빠른 핵심 부품들이 5만원도 안 되는 값에 올라 있더군요. 다만, 마을버스 요금 아끼려고 시장까지 걸어 다니는 부모님이나(65세 이상 어르신들, 지하철만 무료로 하지 말고 차라리 지하철 버스 모두 100원 정도 하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어머니께는 학교 식당 밥 먹었다고 말하고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제 처지를 생각할 때 몇 만원도 쉽게 꺼내기 어렵습니다(늘 그래왔던 게 아니고 요즘 잠시 그렇습니다). 그래서 혹시 기증 의사가 있는 분들이 있는지 먼저 알아보려고 찾아 온 것입니다.
   
   이것은 절대로(!) 구걸이 아닙니다. 아나바다 운동 같은 취지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투자라고 보실 수도 있습니다. 제게 투자하시면, 밑바닥에서 앞으로 성장할 일만 남은 저와 특별한 관계가 되시는 겁니다. 원하시면 훗날 제 자서전에 실어드립니다. 저 영어도 열심히 합니다. 토익 900점 넘어요.
   
   
4. 제가 필요한 것들.
   
   
   
   • 제 시스템과 비슷하거나 조금 빠른 성능의 시스템.
     또는
     제 메인보드에 장착할 수 있는 AMD CPU, Memory.
     또는
     RADEON 9000보다 성능이 빠른 그래픽 카드
     또는
     E-IDE HDD
     또는
     SATA 컨트롤러가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부품 등.
     
   • 제 모니터보다 크거나, 사이즈가 같더라도 화면에 흠집이 적어서 문서나 사진 편집할 때 자꾸 확대해 확인해 볼 필요가 없는 LCD 모니터.
     
   • 사용하시지 않는 mp3 플레이어: 등하교길에 만원 지하철에서 책을 보기 어려워서 영어 공부를 하거나 가끔 음악을 듣고 싶습니다.
   
   행여라도, '이런 낡고 오래된 물건을 주면 사람들이 욕하지 않을까'라고 망설이지는 마십시오. 그것도 아쉬운 사람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만약 제가 필요한 것에서 넘치게 되면 다른 분께 양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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