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필자가 NT 계열의 OS를 사용하게 된 동기는 간단하다. 바로 화면 보호기 때문이다. 9x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화면 보호기가 NT에는 포함되어 있었다. OpenGL을 이용한 3차원 파이프. 9x에서 이 3차원 화면 보호기를 돌리려고 무던 애를 썼지만 결코 돌릴 수 없었다. 그래서 95년 말 PC를 새로 장만하면서 NT 4.0을 설치했다. DOS를 고집하다가 Windows 3.1로 넘어간 것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벡터 그림 그리기 프로그램, CorelDraw때문이었지만 3.1에서도 화면 보호기를 가지고 논 경험이 있다. 바로 Mac OS 용으로 나왔다가 Windows 3.1 용으로 나온 AfterDark였다. 당시 AfterDark에는 상당히 다양한 화면 보호기(날라다니는 토스트, 어항, 무인도에서 낙시하는 사람등)가 포함되어 있었고 큰 조카 애가 울면 항상 보여주는 것이 이 화면 보호기였다. NT에서 2K, 2K에서 XP로 오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지만 사실 화면 보호기에는 별다른 별화가 없었다. 기본으로 있는 Windows 로고, 텍스트, 3차원 파이프 등... 그래서 XP용 화면 보호도 상당히 많이 나와있고 사진 폴더의 그림을 효과적으로 보여 주기위한 화면 보호기, 동영상을 재생해 주는 화면 보호기 등 3사의 화면 보호기도 많았다.

Microsoft에서 출시하는 OS의 공통점 중 하나는 기존의 OS에 비해 기능적인 판올림이 많으면 꼭 게임이 추가된다는 점이다. Windows 3.0에서 오늘 날의 Microsoft를 있게 한 일등 공신인 Windows 3.1이 출시되면서 Windows에 포함된 게임이 지뢰찾기이다. 지금도 인기있는 게임이 지뢰찾기이지만 당시 지뢰찾기 열풍은 대단했다. 전산실을 방문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뢰찾기를 하고 있었다. 필자 역시 이때 지뢰찾기에 빠져서 73초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적이 있다(지뢰찾기 세계 신기록 38초). 물론 기록 때문에 전의 상실을 염려한 관리자가 모든 지뢰찾기 기록을 지우는 일도 벌어졌다. 아무튼 Windows 3.1의 차기작인 Windwos 95에서 프리셀과 하트가 추가되었고, DOS 4.0에 이은Microsoft의 최대 실패작인 Windows ME에서는 스파이더와 핀볼, 그리고 각종 인터넷 게임이 추가되었다. 따라서 필자는 새로운 OS가 발표되면 꼭 확인하는 것 중 하나가 게임이다.

XP에서는 기존 한글 입력기와는 다른 고급 한글 입력기를 제공한다. MS Office에서 먼저 제공됐던 입력기로 기존의 한글 입력기에 비해 한자의 뜻이 표시되고, 필기 입력이 가능하며, 기타 기능이 추가됐다. 그러나 사실 필자는 XP를 사용하면서 고급 한글 입력기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작업 표시줄 지연 발생 필자가 예전에 쓴 ctfmon.exe 죽이기 II 팁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폭넓게 퍼진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고급 한글 입력기를 사용하면 작업 표시줄의 지연 현상이 발생한다. 필자의 경우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부분이라 민감하게 느끼지 못했지만 의외로 이 문제에 민감한 사람들이 많았다.
• 동작 방식 고급 한글 입력기에는 입력기를 작업 표시줄에 고정하는 기능이 있다. 항상 한글 입력기를 볼 수 있으며, 바탕화면에 고급 한글 입력기가 돌아 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상당히 괜찮은 기능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알림 영역의 크기에 따라 고급 한글 입력기의 위치가 자동으로 바뀌않는다는 점이었다. 그 덕에 고급 한글 입력기를 작업 표시줄에 등록하고 알림 영역에 아이콘이 추가되면 매번 입력 밴드 위치 조정 메뉴로 입력기의 위치를 바꾸어야 했다. 필자가 고급 한글 입력기를 사용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이런 동작 방식 때문이었다.

사실 OS가 계속 판올림을 해도 계속 변화가 없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바로 메모장이다. 비스타(Windows Vista)에서는 조금 달라졌을까 싶어서 확인해봤지만 비스타에서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아니 한가지가 있다. 버그가 잡혔다. 아는 사람을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XP 메모장의 비밀은 다음과 같다.

NTFS가 처음 발표됐을 당시 Microsoft는 NTFS에서는 조각 모음이 필요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Microsoft의 주장을 그대로 믿은 필자 또한 NTFS에서는 조각 모음이 필요없는 것으로 알고 서버겸 작업용으로 사용하던 PC를 한 1년 정도 그대로 사용한 적이 있다. 이렇게 사용하다 보니 파일 하나를 삭제하는데 몇 십분씩 걸리는 진기한 현상이 발견됐다. 그래서 찾은 프로그램 Diskeeper였다. Microsoft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Diskeeper를 개발한 Executive Software^주1은 계속 성장했고 결국 2000에는 Diskeeper가 기본 조각 모음 프로그램으로 내장됐다. Microsoft의 전략의 대부분이 비슷하지만 Microsoft는 일단 유명한 프로그램을 OEM으로 번들하고 어느 정도 기술력이 되면 자체 프로그램으로 대치하는 전략을 종종 사용하곤 한다.